2024 정보처리기사 2차 필기 합격 후기

2024. 5. 16. 14:48

[그림 1] 응시 확인서

5월 16일 오전 9시 40분 진행된 2차 정보처리기사 필기 시험에서 합격했다. 2020년 개정 전에는 비교적 쉬운 시험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시험을 쳐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합격 여부는 시험장에서 문제 풀이가 끝나고 곧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공식적인 합격 발표일은 2024년 6월 5일 수요일이다.

정보처리기사는 국가기술자격이며 정기 기사 시험을 통해 1년에 3번 실시된다. 기사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선 필기, 실기시험 두 가지를 모두 합격해야 한다. 필기를 합격하면 2년간 해당 시험의 필기 시험이 면제되어 그 기간 내에 각 회차의 실기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

*내용이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 확인은 산업인력공단(1644-8000)으로 문의하는 걸 권장한다.

 

나의 이야기

[그림 2] 아무런 공부 없이 본 필기 첫 시험

 내가 가진 자격증이라고는 2급 정사서 자격증밖에 없다. 비전공이지만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무의 기본기를 다지고자 정보처리기사 자격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무슨 느낌인지 보기 위해 문제를 먼저 풀었는데, [그림 2]와 같은 성적이 나왔다.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쌓아온 지식으로 풀만했었다.

 나는 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2022년 부터 졸업한 2023년까지 원티드 백엔드 프리온보딩 인턴쉽 1개월, 제로베이스 백엔드 교육과정 6개월 해서 총 7개월 정도의 사적인 교육과정을 마쳤다. 물론 해당 교육 이전부터 python, django 기반의 웹 서비스를 혼자서 만들어보기도 했고, 학교에서 정보보안, 시스템 프로그래밍, 특허 빅데이터 분석 등의 과목을 교양으로 들었다. 성적은 처참했지만 이러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있었던 일

[그림 3] Q-net의 기사/산업기사 시험일정표

 내가 정말 바보같았던 건, 기사 시험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막연하게만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던거다. 아무때나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Q-net(국가자격시험 → 시험일정 → 연간 국가기술자격 시험일정)에 들어가니 앞서 말한 것 처럼 3번의 시험만 볼 수 있었다. 나는 4월 26일에 [그림 3]의 표를 처음으로 확인 했는데, 세 번 밖에 없는 시험에 놀랐었다.

 

빈자리 접수와 팁

 취업때문에 빨리 시험을 보고 싶었다. 다행히 2회차 빈자리 원서접수 기간에 접수를 성공했고 5월 16일 금요일에 시험을 볼 수 있었다. 

 빈자리접수때는 윈도우즈 10 컴퓨터로 오전 9시 55분부터 기다렸다. 10시 되자마자 원서 접수에 들어가 차분히 시험 일정에 맞춰 접수를 완료했다. 수강신청이랑 비슷한데 조금 더 여유 있었다. 만약 빈자리접수를 노린다면 너무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접수하면 위치 → 일정 순으로 고르게 되는데, 이때 일정은 가장 가까운 일정부터 가장 먼 일정 순으로 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또 자리는 대부분 1자리만 남아있었으니 너무 여유는 금물이다. 참고로 나는 22일쯤의 일정을 고른 뒤 이게 괜찮을지 1분정도 고민하다가 뺏겨버렸다. 그러므로 시험까지 대충 1~2주 정도 여유만 있으면 고민하지말고 바로 결제까지 하는걸 추천한다.

 

공부 방법

 정처기 자격증이 있는 동료 선배한테 물어보니 필기는 기출로만 공부해도 된다고 들었다. 나는 2022 시나공 정보처리기사 필기 기본서 + 기출 문제집이 세트로 있었다. 그래서 기출문제집을 먼저 풀었는데, 다들 cbt 사이트에서 풀면 된다고 해서 책은 버리고 사이트에서 풀었다.

[그림 4] 5월 7일부터 10일까지 풀이 기록
[그림 5] 5월 10일부터 16일까지 풀이 기록

 구체적인 공부 방법은 뭐 없이 단 하나다. 그냥 기출만 16번 풀었다. [그림 4]와 [그림 5]의 갯수(*개수)를 보면 알겠지만 전과목을 풀진 않았고 2~3과목씩 나누어 풀었다. (1, 2) 과목 풀고 (3, 4, 5) 과목 풀고, ... 이런식으로 했다. 아 이렇게 공부해서 시험이 어려웠었나?

 아무튼 7, 8, 10, 11, 15(16일은 자정) 해서 실질적으로는 5일 정도 공부했다. 문제 풀고, 오답 정리하고, 풀이 외우고 이렇게 공부했다. 필기 기본서는 안봤다. 아래의 [그림 6]은 내가 정리한 오답 정리본이다. 1차 오답풀이인데 시험 직전인 15일에 쓴거고, 2차 정리는 안했다. (생각보다 모의고사 점수가 잘나왔어서 굳이 안했음)

[그림 6] 오답 풀이

 필기 기본서는 사는걸 추천한다. 당연하게도 개념 정리가 잘 되어 있고, 대한민국 입시 기반의 암기식 공부가 익숙한 우리에겐 "기본서"라는 관성을 그대로 이용하는게 쉽다. 그리고 실기까지 개념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다. 다만 문제은행을 제대로 털줄 아는 "국가시험 전문요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단순히 돈 아깝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하는 사람은 구매하지 않는게 이롭다.

 나는 실제 시험장에서 문제가 완전 달라지거나 내가 푼 문제가 전혀 안나올 것 같은 두려움(그 두려움에 비해 문제를 많이 풀진 않았지만...)이 있었다. 시험을 보고나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음을 깨달았다. 나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사람은 걱정말고 기출 문제만 많이 풀면 된다. 

 

실제 시험 과정

 9시 40분이었는데 그 전까지 도착해서 앉아 있어야 했다. 마치 운전면허 필기 시험장같은 느낌이었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고, 얼굴과 수험번호가 모니터에 떠 있었다. 특징적인건 무조건 마우스로만 시험을 봐야한다. 실제 시험은 10시 정각에 시작했고, 허가되지 않은 모든 소지품은 본인의 가방에 넣고 입구쪽에 놔야했다.

 9시 40분이 되면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책상에는 신분증, 계산기만 올려 놓을 수 있다. 볼펜도 안되고 공책도 안된다. 시험 감독관이 돌아다니면서 신원 확인과 계산기 기종 확인을 한다.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방송이 안나와서 감독관이 직접 구두로 주의사항을 전했다. 옆 시험장에선 방송이 나오는 것 같았는데, 방송에서 뭐라고 하는지, 얼마나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시험 보는 컴퓨터에 사칙연산만 가능한 기본 계산기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으니 굳이 계산기를 들고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계산기 기종은 Q-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기화 방법을 알고 가야한다. 내가 본 시험장에선 계산기를 들고 온 사람이 몇몇 보였다. 난 멋있어 보이게 들고 갔다.

 신원 확인과 계산기 확인을 마치고 주의사항까지 다 듣고 나면 감독관이 직접 연습지와 볼펜을 나눠준다. 시험이 끝나면 온전한 상태로 반납해야한다. 문제 유출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종이를 찢어서도 안되고 볼펜을 가져가도 안된다. 모두 나눠준 뒤 [그림 1]과 같은 응시 확인서 신청을 받는다. 응시 확인서를 신청한 경우 시험이 끝난 뒤, 종이를 반납하는 곳에 있으니 가져가면 된다.

 10시가 되면 시험이 시작된다.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었다면 수월하게 풀리니 걱정하지 말자. 수능에 나오는 EBS 연계 문제처럼 익숙한 문제와 익숙한 4개의 선택지가 나온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익숙한 문제가 간간히 보였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두뇌를 풀 가동했다. 참고로 폰트가 너무 구리다. 명조? 돋움? 이런 기본적인 폰트였는데 가독성 구리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한다.

 

시험이 끝난 후

 문제를 모두 풀고 완료 버튼을 누르면 각 과목의 점수와 평균 점수가 뜬다. 그리고 합/불 여부까지 다 뜬다. 난 어렵게 풀어서 좀 긴장했는데 최저 60, 최대 80 이었나 아무튼 평균 73점으로 안정적인 점수대로 합격했다.

 합/불 여부를 확인 후에는 자리에서 나와 볼펜과 연습지를 반납하고 조용히 내 소지품을 챙겨 나가면 된다. 나는 시험보기 직전 감독관에게 응시 확인서를 신청했는데, 이를 까먹고 그냥 나와버렸다. 서점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고 난 뒤, 약 한 시간 정도 뒤에 다시 시험장에 가서 응시 확인서를 받을 수 있었다.

 

실기 준비, 나는?

 

[그림 7] 내가 산 책

 시험이 끝난 후에 동네방네 합격사실을 떠들어댔다. 감사하게도 모두 축하해주었고 나는 기분이 너무나도 좋았다. 서점에 가서 실기를 위한 책을 골랐다. 집에 시나공 필기 기본서가 있으니 내 책장의 통일성을 위해 별 생각 없이 시나공 실기 기본서를 샀다. 이걸로 공부할 예정이다.

 나는 시험에 나오는 중요 용어가 어느정도 익숙했고 무엇보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내가 만약 소프트웨어 공학 / 컴퓨터 공학 공부를 정보처리기사로 시작했다면 2~3주는 필요했을 것 같다. 정보처리기사 보는 사람들 모두 화이팅이다. 실기도 열심히 공부해서 금방 합격 후기 올리겠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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